[트롯칼럼] 임영웅이 두 번째 스타디움 앞에서 “붙잡을 방법 모르겠다”고 말한 이유

임영웅 고양 스타디움 공연 앞두고 나온 뜻밖의 질문

임영웅이 9월 4일, 5일, 6일 사흘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두 번째 스타디움 공연을 연다. 데뷔 10주년을 눈앞에 둔 시점이어서 팬들의 기대도 한층 커졌다. 그런데 이 공연을 앞두고 화제가 된 것은 규모나 기록이 아니라 가수 본인의 한마디였다.

임영웅은 지난 6월 16일 35번째 생일을 맞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데뷔 10년이 다 되어도 여러분들 맘을 꽉 붙잡을 방법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생일 축하가 쏟아지는 날이었기에 이 발언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 말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질문의 방향이다. 흔히 큰 무대를 앞둔 가수는 얼마나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을지를 이야기한다. 임영웅은 반대로 모인 사람들의 마음에 어떻게 닿을지를 물었다. 공연장이 커질수록 관객 한 사람과의 거리를 어떻게 좁힐지가 숙제가 된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흘로 잡힌 공연 일정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만큼 더 많은 관객과 마주하게 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넓은 공간을 채우는 일과 객석의 한 사람에게 진심을 전하는 일은 서로 다른 과제다. 임영웅의 고백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스타디움 공연의 본질을 스스로 짚은 셈이다.

사진: 톱스타뉴스

임영웅의 음악 스펙트럼, 마음에 닿기 위한 여러 개의 문

마음을 붙잡을 방법을 모르겠다는 말은 그의 음악 행보와 겹쳐 볼 때 더 선명해진다. 임영웅은 트로트에 머물지 않고 포크, 팝, 발라드, 퍼포먼스형 곡까지 폭넓게 무대에 올려 왔다. 정답을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이 여러 길을 시도하는 모습과 닮아 있다.

‘무지개’는 청량한 팝의 감성을 앞세운 곡이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에게 기대하던 결과 다른 색을 보여 주며 청취의 폭을 넓혔다. 팬이 익숙한 목소리를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만나게 한 시도였다.

‘Do or Die’는 완성도 높은 무대로 주목받은 곡이다. 노래만이 아니라 동선과 연출까지 하나의 장면으로 만들어 내는 퍼포먼스형 무대라는 점에서, 그가 귀로 듣는 음악에서 눈으로 보는 음악까지 영역을 넓혀 왔음을 보여 준다.

자작곡 ‘모래 알갱이’는 또 다른 방식의 접근이다.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곡으로, 가수가 직접 쓴 이야기를 자기 목소리로 전달한다. 화려한 연출 대신 정서로 다가가는 이 곡은 스타디움처럼 큰 공간에서도 관객 한 사람의 하루에 말을 거는 노래로 기능할 수 있다.

사진: 톱스타뉴스

데뷔 10년, 임영웅이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방식

같은 방송에서 임영웅은 “앞으로도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10년 가까운 활동을 이어 온 가수가 자신의 인기를 장담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 말은 지금의 사랑을 지키는 일이 지난 성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드러낸다.

이런 태도는 앞서 살핀 음악적 시도들과 한 줄로 이어진다. 한 가지 장르와 공식에 기대지 않고 곡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 온 이력은, 팬의 마음이 어디서 움직일지 미리 알 수 없다는 감각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불확실함을 인정하는 가수가 오히려 더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그의 고백은 약점이 아니라 동력에 가깝다.

공연을 앞두고 공개된 포스터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 간다. 깊이 있는 분위기를 담은 포스터는 이번 무대가 화려한 볼거리에만 무게를 두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키운다. 포스터가 어떤 이야기를 예고한 것인지는 9월 고양에서 확인될 일이다.

결국 이번 두 번째 스타디움 공연의 관전 포인트는 무대 크기보다 거리감이다. 수만 명이 모인 공간에서 가수가 객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 말을 걸지, 팬들은 어떻게 화답할지가 사흘간의 공연을 읽는 열쇠가 될 것이다. 방법을 모르겠다고 말한 가수가 이번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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