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K리그 시축, 두 번째 무대는 대전월드컵경기장
임영웅이 오는 9월 20일 오후 7시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대전하나시티즌과 대구FC의 K리그 경기에 시축자로 나선다. 시축 이후 하프타임에는 최근 발매한 정규 2집 ‘IM HERO 2’의 수록곡 ‘그댈 위한 멜로디’로 무대를 꾸민다. 앨범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신보 수록곡을 대형 야외 무대에 올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일정이다.
임영웅에게 K리그 시축과 하프타임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3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았고, 이 경기는 K리그 역대 최다 관중이 모인 경기로 전해진다. 당시 그는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에 서서 축구 팬으로서의 면모도 드러냈다. 같은 리그의 무대에 다시 서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만하다.
두 경기에는 공통분모가 하나 더 있다. 2023년과 이번 모두 대구FC가 상대 팀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장소는 서울에서 대전으로 바뀌었지만 시축에 이어 하프타임 공연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같다. 달라진 것은 노래다. 이번에는 정규 2집 수록곡이 무대의 중심에 놓이면서, 같은 형식의 이벤트 안에서 임영웅의 지금 음악을 보여주는 자리가 된다.
하프타임 무대는 단독 콘서트와 달리 경기를 보러 온 관객도 함께 듣는 자리다. 그래서 어떤 곡을 올리느냐가 곧 그 시점의 임영웅을 소개하는 선택이 된다. 이번 무대에 오르는 곡이 타이틀곡 ‘순간을 영원처럼’이 아니라 ‘그댈 위한 멜로디’라는 점은 곡의 성격과 함께 살펴볼 만하다.
로이킴이 참여한 ‘그댈 위한 멜로디’, 하프타임 무대에 오르는 협업곡
‘그댈 위한 멜로디’는 싱어송라이터 로이킴이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곡이다. 로이킴은 음원 발매 직후 “임영웅 형의 목소리로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 발언에는 임영웅의 목소리를 염두에 두고 곡을 만들었다는 맥락이 담겨 있다. 곡을 쓴 창작자가 직접 목소리의 쓰임새를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이 노래의 출발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차트 성적도 확인된다. 이 곡은 멜론 HOT100을 비롯한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고, 지니뮤직 TOP200에서는 7위를 기록했다. 서로 다른 두 플랫폼에서 나란히 상위권에 든 만큼 반응이 특정 서비스 이용자에게만 머문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두 차트는 집계 방식이 달라 순위를 직접 견주기는 어렵다.
하프타임 공연곡이 타이틀곡이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다. 11곡이 실린 앨범에서 협업곡이 대형 무대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차트에서 이미 반응이 확인된 노래를 경기장 관객에게 들려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음악 팬이 아닌 관객도 섞여 있을 경기장에서 검증된 곡으로 인상을 남기려는 선택이라는 읽기가 가능하다.
로이킴과의 협업은 임영웅의 음악 작업이 다른 창작자의 시선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열려 있음을 보여준다. 임영웅은 자작곡 ‘런던보이’를 선보인 적이 있는 가수이기도 하다. 직접 만든 곡과 동료 싱어송라이터가 건넨 곡이 한 사람의 음악 이력 안에 함께 놓이면서, 그의 레퍼토리는 한 가지 색으로 정리하기 어려운 모습이 되고 있다.
정규 2집 ‘IM HERO 2’, 트로트에서 컨트리까지 넓어진 임영웅의 음악 지도
정규 2집 ‘IM HERO 2’에는 타이틀곡 ‘순간을 영원처럼’을 포함해 모두 11곡이 담겼다. 앨범은 발매와 함께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타이틀곡은 세미 트로트 스타일에 독특한 리듬을 결합한 곡이다. 트로트의 문법을 통째로 내려놓기보다 일부를 가져와 변주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수록곡의 장르 구성은 더 다양하다. 발라드는 물론 댄스 팝, 정통 컨트리, 록발라드, 컨템포러리 R&B 스타일의 곡까지 한 앨범 안에 자리했다. 정규 앨범 한 장이 여러 갈래의 음악을 한꺼번에 펼쳐 보이는 구성이다. 컨트리는 국내 대중음악 시장에서 주류 장르는 아니지만 꾸준히 찾는 청취층이 있는 장르여서, 이를 앨범에 담았다는 점도 이번 시도의 특징으로 꼽힌다.
이런 방향이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에서 부른 노사연의 ‘바램’은 낮은 음역을 차분한 감정으로 풀어낸 무대로, 트로트 창법의 틀을 넘어선 해석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후 자작곡 ‘런던보이’, EDM 곡 ‘Do or Die’ 같은 노래로 이미지의 폭을 넓혀 왔다. 이번 앨범은 그 흐름이 정규 앨범 한 장으로 모인 결과로 볼 수 있다.
디지털 지표도 이 확장을 뒷받침한다. 임영웅의 공식 유튜브 채널 누적 조회수는 2025년 8월 기준 약 29억 5천만 뷰로 집계됐다. 신곡뿐 아니라 과거 무대 영상과 일상 콘텐츠까지 꾸준히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전 영상을 계속 찾아보는 시청 패턴은 새로운 장르의 곡이 나와도 기존 곡과 함께 청취될 기반이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다만 이런 장르 확장이 구체적으로 어느 세대와 성별의 청취로 이어졌는지는 공개된 수치가 충분하지 않아 단정하기 어렵다. 확인되는 것은 앨범이 발매와 동시에 차트 상위권에 올랐고, 협업곡이 서로 다른 두 플랫폼에서 순위권에 들었으며, 유튜브 채널의 누적 조회수가 대규모라는 사실이다. 음악의 폭이 넓어진 만큼 소비의 폭도 넓어졌는지는 이후 지표가 더 쌓여야 가늠할 수 있다.
영웅시대 21만 명의 나눔과 10월 전국투어, 임영웅 가을 행보의 다음 장
이런 활동의 바탕에는 팬덤 영웅시대가 있다. 영웅시대의 현재 회원 수는 21만 명이다. 새 앨범과 새 장르에 도전하는 임영웅을 지켜보는 팬층의 규모를 가늠하게 하는 숫자다. 앨범 차트, 유튜브 조회수, 경기장 무대와 콘서트까지 활동 영역이 넓어질수록 이 팬덤이 어떤 방식으로 응원을 이어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웅시대는 응원에 그치지 않고 기부 활동으로도 알려져 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모은 기부금은 37억 원에 가까우며, 이 가운데 24억 원 이상이 산불, 수해, 집중호우 같은 재난 피해 지원에 쓰였다. 최근에는 강원도 동해시장애요양원에 후원금 500만 원을 기탁했다. 큰 규모의 재난 지원과 지역 시설에 대한 후원이 함께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무대 일정도 이어진다. 임영웅은 10월 인천을 시작으로 대구, 서울, 광주, 대전, 부산 등에서 전국투어 콘서트 ‘IM HERO’를 연다. 정규 2집의 다양한 장르 곡을 라이브로 들려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어 도시에 대전이 포함돼 있어, 대전 시민과 팬들은 월드컵경기장과 공연장에서 각각 임영웅을 만나게 된다.
정리하면 이번 가을 임영웅의 행보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세 가지다. 20일 시축과 하프타임 한 곡으로 축구장 관객에게 어떤 인상을 남기는지, 로이킴과 만든 노래가 현장에서 어떻게 들리는지, 그리고 10월 투어에서 여러 장르의 곡이 한 무대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다. 2023년 첫 K리그 무대에서 시작된 경기장 경험이 신보 곡과 전국투어로 이어지는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