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칼럼] 임영웅 ‘산골총각 영웅’이 보여준 무대 밖 노래의 힘, 화제성보다 오래 남은 것

임영웅 ‘산골총각 영웅’, 화제성은 한 곳에 머물지 않았다

SBS 예능 ‘산골총각 영웅’이 7회를 끝으로 시즌을 마쳤다. 임영웅이 무대가 아닌 산골에서 시청자를 만난 이 프로그램은 종영 뒤에도 따져볼 대목이 많다. 그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관심이 퍼져 나간 경로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의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에서 임영웅은 방송 기간 내내 최상위권을 지켰다. 한두 주 반짝하고 사라진 것이 아니라 방송 내내 이어진 흐름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라코이(RACOI)에서도 프로그램과 임영웅을 향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확인됐다.

관심은 TV 화면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방송과 관련한 온라인 게시글, 뉴스, 동영상, SNS 반응이 꾸준히 이어졌다. OTT와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온 짧은 클립 영상도 공개될 때마다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본방송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장면 단위로 나뉘어 반복 소비됐다는 뜻이다.

다만 이 지표들만으로 관심을 보낸 사람들의 구성까지 가를 수는 없다. 팬들의 응원이 얼마나 컸는지, 일반 시청자가 얼마나 유입됐는지는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분명한 사실은 서로 다른 조사와 여러 플랫폼에서 방송 기간 내내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장님과 차승원이 건넨 한마디, 노래가 시험대에 오른 순간

숫자만큼 눈여겨볼 것은 임영웅의 노래를 들은 사람들의 반응이다. 방송 2회 ‘양파밭 히어로’ 편에서 마을 이장님은 임영웅의 노래를 두고 “담을 곳이 없다”고 말했다. 노래가 너무 크고 깊어 어떤 말로도 다 담아내기 어렵다는 뜻으로 읽힌다.

7회에서는 배우 차승원이 임영웅이 부른 김광석의 ‘거리에서’를 듣고 “그냥 다른 데서 들리는 노래 같다”고 평했다. 잘 알려진 원곡을 다른 곡처럼 느끼게 했다는 이야기다. 차승원은 자신이 출연했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OST를 들었을 때도 “대박이다. 진짜 잘한다”며 감탄했다.

두 장면에는 공통점이 있다. 평가한 사람이 음악 전문가가 아니라 마을 주민과 동료 배우였고, 무대와 조명 없이 일상 공간에서 노래를 들었다는 점이다. 또 두 사람 모두 이미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곡을 마주했다. 익숙한 노래일수록 가수의 해석이 달라질 때 청자의 반응도 또렷해진다.

물론 이 발언들을 시청자 전체의 평가로 넓혀 해석할 수는 없다. 그래도 방송이 임영웅의 노래를 자막이나 효과음이 아닌 곁에 있던 사람들의 반응으로 보여줬다는 사실은 남는다. 노래가 연출의 장식이 아니라 대화의 한가운데에서 평가받았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독특한 대목이다.

일손 돕던 청년이 차트를 살피는 가수로, 임영웅의 두 얼굴

프로그램 속 임영웅은 무대 위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일손을 거들고, 어르신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노래가 필요한 순간에는 한 곡을 불러 분위기를 채웠다. 가수가 노래를 꺼내 드는 때가 공연장이 아니라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상의 한 장면이었다.

이 방송에서는 창작자로서의 고민과 음악에 대한 태도도 함께 드러났다. 임영웅은 차트에 오른 노래를 직접 불러보고, 글로벌 차트의 흐름까지 살핀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미 정상급 위치에 오른 가수가 지금의 시장 분위기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는 뜻이다.

산골에서 보여준 소탈한 모습과 차트를 살피는 가수의 태도는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 주민들 앞에서 노래하는 사람이 동시에 지금 사람들이 어떤 노래를 듣는지 살피고 있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앞서 나온 이장님과 차승원의 반응에 직접 영향을 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두 장면을 나란히 놓으면 노래를 대하는 그의 자세가 한결 입체적으로 보인다.

이런 면모는 예능이라는 형식과도 잘 맞았다. 입담이나 상황극에 기대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일하고 노래하는 과정 자체가 방송의 내용이 됐다. 가수 임영웅과 생활인 임영웅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 것이 이번 방송에서 확인되는 가장 큰 특징이다.

경쟁 없는 산골 예능이 임영웅의 노래에 남긴 것

‘산골총각 영웅’은 자연 속 공간, 음악, 사람들과의 대화를 중심에 둔 프로그램이었다. 승패를 가르는 장치보다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과 그 안에서 오가는 이야기가 회차를 채웠다. 이런 구성은 출연자의 노래가 가장 자연스럽게 들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앞서 확인한 지표와 반응을 함께 보면 이 방송의 성과가 두 갈래로 정리된다. 하나는 방송 기간 내내 이어진 화제성과 플랫폼을 넘나든 소비다. 다른 하나는 노래를 직접 들은 사람들의 육성 반응이다. 앞의 것은 얼마나 널리 퍼졌는지를, 뒤의 것은 무엇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는지를 보여준다.

이제 시청자는 이 예능을 본 뒤 임영웅의 노래를 들을 때 달라진 맥락을 갖게 됐다. 양파밭에서 일하던 모습과 마을 사람들 앞에서 부른 노래, 동료 배우의 감탄이 기억에 겹쳐지기 때문이다. 음악이 무대 밖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직접 지켜본 경험은 이후 공연이나 신곡을 접하는 시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7회의 여정은 막을 내렸지만 이 프로그램이 남긴 질문은 가수의 활동 방식에도 닿아 있다. 기록과 순위로 증명되는 가수가 일상의 공간에서도 노래로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적어도 ‘산골총각 영웅’의 일곱 장면은 그 답이 무대 밖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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